친구녀석이 이틀전에 문자하나로 자신의 결혼을 알려왔다 모레 결혼한다고. 좀처럼 결혼과는 거리가 멀것이라는 나와 주변인들의 생각들은 내가 가끔 사는 로또처럼 일치하지 않았다
이틀전의 연락이었기에 그 녀석의 결혼식을 몇 달전부터 기다릴필요는 없어서 너무도 라이트한 결혼식이었으나 일년반만에 헤어진 애인을 볼수도 있는 조심스럽고 불편하고 기대되는 결혼식이었다 나는 후자에 촉이 서있는 쪽이었다
그렇게 난 결혼식장에 도착했고 들어서자마자 결혼하는 친구보다 그녀를 먼저 찾을수있었다 우연히 우리는 붐비는 식사행렬속에서 부딪혔고 가벼운 미소만을 지은체 각자의 결혼식으로 돌아갔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고 할수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결혼식장 밖은 화창하리만큼 화창했고 나는 어지러울만큼 어지러웠다 이건 아마 숙취때문일것이 가능성이 높다 말끔한 슈트와 구두는 그녀와 헤어지고 난뒤의 악몽과도 같이 나를 눌렀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grizzly bear의 foreground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물론 이것역시 슬픔은 아닌 숙취에서 시작된 감정의 허약함에 기반을 두고 복잡해진 심리의 모호함에 정화작용을 하기위한 수단이었다

나는 그녀의 미소를 알지못한다
그리고 내가 지은 미소 역시 원래 준비된 미소도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박웃음도 썩소도아닌 그런 미소만을 띈체 걸어야 할 뿐이다 .
오늘은 일요일이다
정리하는 일요일

언제나

겨울 속에 겨울을 꿈 꿨다

봄 속에도 겨울을 안타까워 했다

언제나 난 겨울을 안타까워 했다

너는 내가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들어야만 했지만

결국 그러하진 못했다

어쩌면 나는 겨울을 그리워하고

꿈꾸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너를

그리워 한 것 같다.

 

방문이 닫힐 때 미묘하게 사라지는 그림자처럼

은은하게 끝나버린 너무도 추웠던 겨울을 고백한다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신입생오리엔테이션을 끝나고
각기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꼬맹이들이 
만들어낸 몽타주는
그녀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 차 있는 나였다.
오마주

 


팔짱을 끼는 것이 섹스보다 어렵다_2/22

영상 10도가 넘어가면 당신은 사라진다_2/23



 

 

찌지지찌직찌지지지찍

그들의 사랑의 전표

하루에도 수십장

난 그들의 사랑을 인증하는 벙어리

 

수많은 밤을 인증하며

내게 돌아 올 수 없는 밤에게 끼를 부려보지만

그 밤들은 벙어리의 끼로만 받아들입니다.

찌지지지찍찌지지지찍

어릴 적 보물섬 넘길 때처럼

하루는 이리도 빨리 넘어가는데

나의 밤은 쉽게 넘어오지 않네요

찌지지지찍찌지지지찍


네게로 다가가려는 신발끈

마포16번 버스는 이동하면서 마음껏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반면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체 그 마포16번의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마음이 편해지면서 한편에 굉장한 우울함을 느꼈다

 

마치 큰 화재가 일어나고 난 뒤 그 화재를 즐겁게 바라보는 심심한 주민의 머리위로

유유히 날아다니는 검은 재와도  같이

2월의 어느 날 새벽

이번 겨울의 추위를 꼭 기억이라도 하란 듯이

미친 듯이 가볍게 눈이 날리는 밤에 이런저런 생각이 숱도 없는 내 머리에 안착한다.

오전의 합정동의    

집에서는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포르노의 대사들이 현실과 같이 집안을 매꿨고

포르노의 감상직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분비물을 정리하는  행동들이 비현실과 같이

초인종을 누른다.

맞은편 건물에서 담배 피우는 여자아이와  잠시 눈이 마주치나 오히려 그아이가

민망해하며 피던 담배를 던진다 힘껏.

역시 마포16번의 그를 제대로 응시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의 집 앞에는 여중생들의 겨울 피서지가 된지 오래이며

 내가 이리로 이사 오기 전부터 조그만 구멍가게를 하시던 할머니는 그 여중생들의 식사를 챙기고 그들의 돈도 같이 챙기기 위해 지조를 접으시고 만나(분식집)로 전향 하셨다.

그가 담배 달라고 할 때는 참 느리시더니..

 

우리는 이상한 마포16번을 탔다.

내일도 타야한다.

마포16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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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먹음직스럽고

유별스럽게 추웠던 올해  겨울은 바람직하다

그 겨울밤에 혼자 미친듯이 뛰어다니던 그에게도

변화는 바람직스럽다.

당신이 떠난 그 날 밤과 비슷한거 같아서 혼란스럽다
 
하지만 순차적인 변화들은 바람직하고 혼란스럽지만

사랑스럽다

순차적으로 없어져 버릴 저 눈과 같이 
순차적으로 없어져 버린 그녀의 온기같이 


그 상식도 역시 우리나라 왕자님인 나와도 다른것이겠죠
우리는 다들 왕자인데
좋게 들어요 그렇게 들었어요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했을것이구요
나  난 이 왕자는 그래요
물론 개새끼일때도 있지만
그때는 천민 흉내내죠
같은 사람이니까 그런거라구
속을 사람은 없다는거 알아요
왕자의 더러운 품위 지키려는거 뿐이니
가볍게 까줘요
잘자요 


난 저 형이 참 조기

아무튼 저 형 참 조기

어떤 방문을 보고

어떤 반문을 하고

어떤 방 문을 기웃거렸다

일요일 마지막 영화 낮과밤만 남았다.

저 형 저에요 저

우리는 그랬어
나는 당신의 가장 가까운곳에서
당신의 눈밑으로 흘러내린
찰진 머리결을 정성스레 올려주진 못했고
당신은 내팔이 존재하는걸 알게 해줬어
힘이없는 밤의 어둠속에서
우리는 알았지
너와나는 더치페이
난 눈을 감고 습관을 떠올리고
넌 눈을 뜨고 가십을 생각하며
우린 기억을 만들지만
더치페이

유난히 추운밤의 더치페이는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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