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시내 한복판에서 독특한 예술행위가 펼쳐졌다.

서울시립미술관 앞 인도에서 25일 낮 행위예술가이며 연극인인 곽재원씨가 ‘가벼움을 던지시오’라는 제목의 퍼포머스를 펼쳤다.

곽씨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자신의 얼굴과 몸에 계란을 투척하도록 설정한 후 의상과 움직임을 통해 이에 대한 반응을 보였다.

오래지 않아 그의 얼굴은 노란색 물감을 뒤집어 쓴 것 처럼 변했고 30여분에 걸친 퍼포먼스는 느린 몸동작의 무언극 형태로 진행됐다. 공연의 막바지에는 자신을 감쌓고 있던 비닐을 찢고 무대 역할을 하던 전지를 몸에 꼬깔처럼 몸에 두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공연을 마친 후 곽씨는 “일상에서 말과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를 하지만 그것이 옳지 않을 때도 많다”며 “타인에 의해서 의지가 변질되거나 왜곡이 되는 것을 막고 본래의 자아로 돌아가 서로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곽씨는 또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로 몸을 칠하는 것은 존중이 실종된 우리 사회를 암시한 것”이라며 “오늘 작업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이런 소통과 존중 부재에서 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공연은 비디오아트 단체 ‘미미 프로덕션’이 별도의 비디오아트로 마들기 위한 촬영도 병행됐다. 미미프로덕션의 김재현씨는 “이런 비디오 작업을 통해 퍼포먼스의 한계로 지적되는 1회성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행위예술은 후반작업에서 별도의 이펙트 효과를 배제하고 편집도 최소한으로 해서 영상으로 남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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